오늘날 우리 사회는 전통적 확대가족은 점차 감소하고 부부와 자녀 중심의 전형적인 가족유형에서 벗어난 여러 가지 형태의 가족이 증가하고 있다.
맞벌이 가족, 한부모 가족, 재혼 가족, 조손 가족, 다문화 가족, 1인 가족, 노인부부 가족, 소년소녀 가족, 입양가족 외에 동성커플 가족, 기러기 가족, 주말 가족, 딩크(DINK)가족 등 새로운 가족 유형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급격한 산업화 및 도시화, 정보화, 세계화,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등 사회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양식 변화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가족의 기능과 의미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필요로 한다.
맞벌이 가족
1)맞벌이 가족의 개념과 현황
맞벌이 가족은 산업사회적, 도시적 개념으로서 부부가 함께 직업을 가지는 가족형태이다. 예전에는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로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점차 여성의 자아실현이 동기가 되는 비율이 늘어나서 전체 맞벌이 가족의 수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 ‘20년 10월 기준 유배우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559만 3천 가구로 45.4%를 차지하며 전년(46.0%)보다 0.6%p 감소함
- 연령대별로 보면, 유배우 가구 중 맞벌이 가구 비중은 40~49세가 53.4%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은 30~39세, 50~64세 순임
- 2018년과 비교하면, 15~29세가 1.5%p, 30~39세가 0.3%p 상승하였음
* 맞벌이 가구 비중(%) : ('15)44.1 → ('16)45.5 → ('17)44.6→ ('18)46.3→ ('19)46.0→ ('20)45.4
2)맞벌이 가족의 부부관계
취업주부의 경제활동은 부부간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취업주부는 비취업주부에 비해 주변으로부터 보다 다양한 자원을 얻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주관적 복지감이 향상되고, 남편은 가족의 경제적 부담에 대한 단독 책임에서 벗어나 직업상의 스트레스나 보상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된다. 또한 취업주부가 남편으로부터 지원을 충분히 받는 경우, 직업만족도와 결혼만족도가 높아지고 자녀에게 반응적이고 긍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나타내게 된다.
그리고 취업주부의 경제활동은 가족의 총소득 증가로 이어져 가족경제 복지감을 높이고,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인적 자원의 효과적 활용으로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취업주부는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동시에 관리함으로써 시간 부족과 함께 여러 가지 역할수행에 따른 어려움을 경험한다. 특히, 취업주부는 취업과 다중역할수행으로 인하여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감소함에 따라 비취업주부에 비해 결혼만족감이 감소될 수 있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병행으로 인해 겪는 맞벌이 가족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녀양육 문제인데, 그에 따른 심리적·경제적 부담과 함께 신체적 피로감은 취업주부로 하여금 개인생활을 가질 만한 여유를 주지 않고 정체감 상실의 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의 취업주부는 남편의 가사 참여를 기대하는데 이로 인해 남편은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도 한다.
3)맞벌이 가족의 부모 - 자녀 관계
주 양육자인 어머니의 취업으로 맞벌이 가족의 자녀는 자기 보호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가 쉽고 심리적으로 부적응 상태, 외부로부터의 위험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반면, 맞벌이 가족 자녀는 자립심과 독립심이 길러지고 보육시설 등에서의 또래관계 등을 통해서 사회성 발달이 촉진되며 가사일을 함께 하는아버지를 통해서 성역할에 대한 유연한 생각을 갖게 되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맞벌이 가족의 부모는 자녀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영유아기 자녀가 정서불안과 애정결핍증에 걸리고 성격에 문제가 생기는 등 성장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맞벌이 부모가 생각하는 좋은 부모에 대한 기준 때문에 부모역할에 대해 유난히 부담감을 느끼고 죄책감을 가질 수도 있다. 특히, 전통적인 부모관을 가지고 있거나 어머니의 취업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부모역할 갈등을 더 심하게 느끼고, 자녀와 충분한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취업주부일수록 죄책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수많은 연구결과들은 단순히 어머니의 취업 자체가 영유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일과 양육에 대한 태도와 남편의 지원, 대리양육의 질, 부모와 대리양육자간의 양육방식의 일관성, 영유아의 성격·연령·발달 단계와 같은 영유아 자신의 특성 등 여러 변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영유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한다. 즉, 어머니가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고 자녀와 함께 지내는 시간 동안 질적으로 우수한 상호작용의 기회를 가지며, 남편이 일하는 아내를 정서적으로 지원하고 가사와 양육을 분담하며, 대리양육자가 영유아의 신호에 민감하고 자주 바뀌지 않으며, 부모가 대리양육자를 신뢰하고 대리양육자와 일관성 있는 양육방식을 취한다면 부모와 자녀의 상호작용이 양적으로 부족하더라도 부모와 자녀간의 애착형성에 장애가 생기지 않고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4)맞벌이 가족의 부모역할
맞벌이 가족의 부모는 맞벌이라는 현실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자녀로 하여금 부모의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는 차츰 어머니를 이해하고 건전한 자아를 형성해 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자녀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적다는 것 때문에 죄의식이나 자책감을 갖고 미안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 자녀도 함께 불안감을 느끼고 어머니가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된다. 또한 자녀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물질적 보상으로 대신하거나 무분별한 애정을 쏟거나 과잉보호를 하게 되면 자녀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쁜 습관이 생길 수 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모는 퇴근후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랑받고자 하는 자녀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함께 놀아주면서 자녀가 낮시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고 자녀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충분한 애정과 관심으로 자녀를 대하면 자녀는 부모의 애정에 대해 확실한 믿음을 갖고 바람직하게 성장하게 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가능하면 자녀를 데리고 박물관이나 동물원, 공원 등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많이 보고 다양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자녀가 좀 더 크면 어머니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나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자녀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어머니가 다니는 직장을 구경시켜 주면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낄 수 있다.
5)맞벌이 가족에 대한 지원
맞벌이 가족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는 여성의 이중노동과 모성보호, 육아문제를 여성 개개인이나 개별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이고, 여성이 능력과 개성에 따라 사회활동과 가정생활을 양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맞벌이 가족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는 보육·육아시설 및 직장보육시설의 확충과 질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며, 육아휴직제도의 활성화와 함께 출산휴가 기간 연장·임산부 태아검진 휴가·유산 및 사산휴가·가족간호 휴직제·육아휴직 시 소득 일부보장 등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모성보호제도가 입법화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모성보호는 여성 개인이나 기업이 아닌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하는 문제라는 인식 아래 모성보호 비용의 사회적 분담 수준이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가족친화적 사회 환경을 조성하여 장시간 근로, 비탄력적인 근무제도, 음주문화와 같이 직장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어렵게 하는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시차 출퇴근제, 재택근무제, 집중근로시간제 등의 탄력근무제와 주 40시간제 시행을 확대하고, 남성의 가족생활 참여를 돕는 배우자 출산간호 휴가제, 아버지 육아휴직 할당제(Papa Quota System)등이 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맞벌이 가족의 가족체제를 강화시키는 측면에서 부부간의 이해 증진 및 부모 역할수행을 위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실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맞벌이 가족의 부부문제해결, 부부의 가사노동 분담 및 의사소통(communication)기술 향상, 바람직한 부부관계 형성 및 올바른 부모역할수행 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맞벌이 가족형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각종 사회단체의 가족생활 교육프로그램, 가족상담소, 상담전화 등의 시설 및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가족 상담자를 양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남편 스스로 가사 및 자녀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취업주부 또한 자신의 일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도록 하는 사회적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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